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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장마] 노점상, 코로나에 더해 비명같은 한숨
쪽방 주민과 노숙인들 끝모를 장마에 위태로운 삶

오전 11시쯤 종로5가 A시장 안 노점.2020.08.11© 뉴스1김근욱 기자
오전 11시쯤 종로5가 A시장 안 노점.2020.08.11© 뉴스1김근욱 기자

(서울=뉴스1) 이승환 기자,원태성 기자,김유승 기자,김근욱 기자 = 둑은 가장 허약한 곳부터 균열이 생기며 터져 버린다. 최대 500㎜ ‘폭우’가 쏟아지면서 취약계층 터전은 무너지기 직전이었다.하나파워볼

고시원과 쪽방촌 거주자, 노숙인과 노점 상인의 일상에는 금이 가 위태로움이 밀려들고 있었다. 11일 중부지방 중심으로 49일째 폭우가 이어지면서 하루 뒤면 역대 최장기간 장마 기록을 갈아치우게 된다.

◇”손님 3분의1로 줄어…하루 10만원도 못 벌어”

종로5가 A시장 노점상인 정승만씨(가명·61)는 분홍색 앞치마를 둘렀다. 비가 주춤하던 이날 오전 11시였다.

정씨는 요즘 하루에 10만원도 못 번다고 했다. 한창 때는 하루 80만원까지 벌었다. 손님이 50명 이상 몰려들었다. 정씨는 “이제는 하루에 15명 안팎으로 온다”며 “손님이 3분의1로 줄었다”고 말했다.

올해 초 시작돼 장기화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최장기간 장마까지 겹치면서 노점상인들은 비명 같은 한숨을 쉬고 있다.

비가 쏟아지면 사람들은 노점이 아닌 실내로 향한다. 정씨에게 ‘오늘 손님은 몇 명이나 왔느냐’고 묻자 “질문한 선생님 단 1명”이라고 답했다. 마약 김밥과 빈대 떡, 오뎅 등 분식 이름이 메뉴판에 빼곡히 적혔으나 당시 이곳에는 정씨와 기자 단 2명뿐이었다.

◇월세 25만원 고시원…십자 모양 누런색 테이프

이날 오전 10시30분쯤 용산구 숙대입구역 인근 B고시원. 3층짜리 건물 외벽 곳곳이 벗겨졌고 빗물 자국이 선명했다. 64개 방이 빈틈없이 건물 2~3층에 들어섰다.

방 벽면에는 십자 모양으로 누런색 테이프가 붙어 균열을 막고 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회색 브라운관 TV가 놓였다. 베개와 이불 없이 침대만 방구석에 배치됐다. 방마다 에어컨은 없었고 선풍기도 잘 보이지 않았다.

오전 11시쯤 용산구 숙명여대역 인근 A고시원 방.© 뉴스1원태성 기자
오전 11시쯤 용산구 숙명여대역 인근 A고시원 방.© 뉴스1원태성 기자

이곳 거주자 60여명 가운데 20명은 기초생활 수급자다. 20명은 노숙 생활을 하던 이들이다. 나머지 약 20명은 일용직 노동자다. 가장 저렴한 방 월세는 25만원이고 크기는 9.9㎡(약 3평)이다.파워볼중계

‘일반’ 사람들은 에어컨과 선풍기를 튼다. 장마에도 기승을 부리는 무더위를 몰아내기 위해서다. B고시원에서는 하루 2차례 난방기를 작동시켜 습기를 밀어내고 있다. 힘겨운 싸움이다. 고시원 내부에 발을 딛자마자 눅눅함이 훅 느껴졌다.

고시원 총무 박모씨(61)는 “최근 2주간 큰비가 들이닥치면서 옥상에 누수가 계속 발생한다”며 “하루에도 몇 번씩 경보음이 울린다”고 말했다.

경보음이 울린다고 해도 이곳 사람들은 놀라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B고시원 입주자 이명호씨(가명·52)는 “그냥 답답한 정도”라고 했다.

신경정신과 진료가 필요하다는 이씨는 40년 가까이 서울역에서 노숙 생활을 했다. 그때와 비교하면 “이곳 생활은 답답한 정도”라는 말처럼 들렸다. 해맑게 웃던 그는 가족 얘기가 나오자 굳은 표정을 짓고 돌아 앉았다.

일용직 노동자 설민수씨(가명·49)는 “끼니 해결이 귀찮아 1년 전 B고시원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그는 속옷차림으로 브라운관 티브이를 보고 있었다. 선풍기도, 에어컨도 없었다. 설씨는 ‘장마가 이어지는데 불편한 것 없느냐’는 질문에 “내가 살면 얼마다 더 살겠느냐”고 되물었다. “가끔 자식이 보고 싶다”는 그는 그러나 말을 이어가지 않았다.

◇쪽방촌 사람들 “비 오면 방 끓는다”

주거 취약 계층은 재해 위험에 더욱 노출될 수밖에 없다. 열악한 시설과 환경을 이유로 ‘재해가 아닌 인재’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서울역 노숙인 김철수씨(가명·57)는 “몸도 안 좋고 이도 다 빠졌는데 비까지 오면 감정도 너무 우울해진다”고 했다. 끼니 때가 되면 김씨는 우울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비를 맞으며 쉼터로 가야한다. 그는 “밥을 무조건 먹기 위해 비를 뚫고 쉼터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종로구 돈의동 한 쪽방촌 건물은 직사각형 형태다. 3~4개 쪽방이 다닥다닥 건물 1층에 들어섰다.

회색 콘크리트 바닥으로 된 복도를 지나는 동안 스산함이 느껴졌다. 누런색 천장 절반은 빗물로 변색된 상태였다.

쪽방 문 사이로 손바닥만 한 선풍기가 회전하고 있는 게 보였다. 활짝 웃는 손녀딸 사진이 냉장고에 붙어 있었다. 성인 한 명이 다리를 모두 뻗고 눕지 못할 정도로 비좁은 방이었다.

오후 4시종로구 돈의동 쪽방촌 건물 복도.2020.08.06.© 뉴스1김근욱 기자
오후 4시종로구 돈의동 쪽방촌 건물 복도.2020.08.06.© 뉴스1김근욱 기자

이곳에서는 쏟아지는 폭우도, 모처럼 떠오른 태양도 보기 어렵다. 창문이 없어 바깥을 구경할 수 없기 때문이다. 쪽방촌 사람들은 바닥 온기를 느끼며 장마를 감지한다.파워볼사이트

건물 밖에 나와 있던 박진수씨(가명·50대)는 “비가 쏟아지면 바닥이 끓는다”며 “숨이 막혀 밖으로 나온다”고 말했다.

남들은 폭우 때문에 외출을 꺼리지만 이곳 사람들은 문밖으로 탈출해야 했다. 검은색 민소매 차림의 박호상씨(가명·70대)는 “방 한 번 보라”며 자신의 쪽방을 가리킨 뒤 “여기 사람들은 너무 더워서 새벽에 다 밖을 돌아다닌다”고 말했다. 쪽방 문들은 모두 열려 있었다.

mrlee@news1.kr

12월 인도분 전날 대비 4.58% 하락한 1946.3달러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국제금값이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2000달러를 돌파하면서 국내 금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는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29분 현재 KRX금시장에서 1kg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전일 대비 890원(1.15%) 상승한 7만888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 종로본점에 진열된 골드바의 모습. 2020.08.05. dadazon@newsis.com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국제금값이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2000달러를 돌파하면서 국내 금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는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29분 현재 KRX금시장에서 1kg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전일 대비 890원(1.15%) 상승한 7만888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 종로본점에 진열된 골드바의 모습. 2020.08.05. dadazon@newsis.com

[서울=뉴시스] 문예성 기자 = 최근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국제 금값은 11일(현지시간) 2000달러 이하로 떨어졌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온스당 4.58%(93.40달러) 급락한 1946.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금액 기준 하락폭은 지난 2013년 4월15일 이후 약 7년 만 최대이고, 비율 기준 하락폭은 지난 3월13일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크다.

금값은 지난 4일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2000달러를 돌파했다.

금값은 올해 들어서만 32%가 오르며 가파른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으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각국이 유동성 공급을 위해 초저금리를 유지하면서 투자자들이 금에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러시아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성공했다는 등 낙관적인 소식이 전해지면서 금값이 크게 후퇴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국제 은값도 크게 내렸다. 9월 인도분 은은 전날 대비 온스당 3.21달러(11%) 하락해 26.049달러로 마감했다. 금액 기준 하락폭은 지난 2011년 9월23일 이후 약 9년 만에 최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 백신이 세계 최초로 공식 등록됐다고 밝혔다.

이 백신은 지난 1957년 구소련이 인류 최초로 쏘아 올린 인공위성의 이름을 따 ‘스푸트니크(Sputnik) V’로 명명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sophis731@newsis.com

화이자·모더나 등 미 제약사와 중 바이오기업들 7월부터 3상시험 착수
영국·유럽 회사들도 속도..이르면 연내시판 기대 속 ‘졸속 개발’ 우려도

[그래픽] 세계 코로나19 백신 개발 현황 (AFP=연합뉴스) 장예진 기자 = 러시아에서 세계 최초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공식 등록됐다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밝혔다.       jin34@yna.co.kr      페이스북 tuney.kr/LeYN1 트위터 @yonhap_graphics
[그래픽] 세계 코로나19 백신 개발 현황 (AFP=연합뉴스) 장예진 기자 = 러시아에서 세계 최초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공식 등록됐다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밝혔다. jin34@yna.co.kr 페이스북 tuney.kr/LeYN1 트위터 @yonhap_graphics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사태의 ‘게임체인저’가 될 백신 개발 레이스가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러시아가 11일(현지시간)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을 공식 등록했다는 깜짝 발표를 내놓은 것이 전세계 백신 개발 현황에 대한 관심을 한층 더 높인 모양새다.

지난 1957년 옛 소련이 인류 최초로 쏘아 올린 인공위성의 이름을 따 ‘스푸트니크 V’로 명명된 러시아의 첫 백신은 8월 말이나 9월 초에 1순위인 의료진을 대상으로 접종을 시작하고, 내년 1월 1일부터 시판될 예정이라고 타스 통신이 전했다.

3상 임상시험을 건너뛴 러시아보다 앞선 단계에 있는 다른 나라들의 백신도 적지 않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세계 각국에서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은 150개 이상으로 이 중 26개가 인체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 돌입한 상태다.

선두권에는 미국, 중국, 영국의 주요 제약사들이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와 공동으로 백신을 개발 중인 미 바이오기업 모더나,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손잡은 미 대형제약사 화이자는 지난달 27일 동시에 각각 3만명 규모의 3상 임상시험에 착수했다.

신약 시판 전 최종 검증 단계로 여겨지는 3상 시험을 통과하면 보건당국의 승인을 거쳐 백신을 곧 시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르면 연말에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는 이르면 10월까지 보건당국 승인을 받아 연말에 1억회 투여분을 공급할 수 있다는 청사진을 내놓기도 했다.

존슨앤드존슨, 노바백스, 이노비오 등 초기 임상시험을 진행한 다른 미 제약사도 많다. 이들 중 상당수는 조만간 3상 시험으로 넘어갈 수 있을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일명 ‘워프스피드’ 작전을 통해 백신 연구개발 지원과 백신 물량 선주문에 80억달러(약 9조5천억원)라는 거액을 쏟아부은 것도 신속 개발을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재선가도에 빨간불이 켜진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전 개발’을 은근히 압박하고 있어 완성 시기가 더 앞당겨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개발 속도는 중국 기업들도 뒤지지 않는다. 러시아처럼 파격적인 국가 차원의 도움을 받는다면 미국 이상으로 빠른 결과물을 낼 수도 있다.

러시아 국립연구기관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샘플 (모스크바 AFP=연합뉴스) 러시아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가말레야 센터)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샘플. 가말레야 센터는 러시아 국부펀드인 '직접투자펀드'(RDIF)의 투자를 받아 국방부 산하 제48 중앙과학연구소와 공동으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해 왔다. [RDIF 제공] jsmoon@yna.co.kr
러시아 국립연구기관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샘플 (모스크바 AFP=연합뉴스) 러시아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가말레야 센터)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샘플. 가말레야 센터는 러시아 국부펀드인 ‘직접투자펀드'(RDIF)의 투자를 받아 국방부 산하 제48 중앙과학연구소와 공동으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해 왔다. [RDIF 제공] jsmoon@yna.co.kr

실제로 중국 시노백 생물유한공사와 함께 지난달 21일 코로나19 백신 3상 시험에 들어간 브라질 상파울루주 부탄탕연구소의 지마스 코바스 소장은 지난 6일 하원에 출석해 “10월 중에 코로나19 백신을 보건당국에 정식으로 등록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시노백은 브라질 외에 인도네시아에서도 최근 3상 시험을 시작했다.

이밖에 중국 국유 제약회사인 시노팜(중국의약집단) 역시 지난달 중순 아랍에미리트에 이어 이달 바레인에서 각각 3상 시험에 돌입했다.

전통의 ‘제약 강국’인 영국 기업들도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영국 옥스퍼드대와 함께 백신 개발에 나선 아스트라제네카는 초기 임상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조만간 3상 시험에 착수하기로 했다.

프랑스 사노피와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양사가 공동 개발하는 실험용 백신을 9월부터 임상시험할 예정이다.

다만 백신 성공을 통해 코로나19 경기침체에서 탈출하고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는 각국 정부의 열망이 지나쳐 안전성을 충분히 검증하지 않고 무리하게 연내에 승인할 경우 부작용이 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 백신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그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앤서니 파우치 NIAID 소장은 최근 미 브라운대 세미나에서 “아직 코로나19 백신의 효능이 어느 정도일지 알 수 없다”면서 “50%가 될지 60%가 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파스칼 소리오 아스트라제네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30일 CNBC 인터뷰에서 “면역은 12개월에서 18개월가량 지속할 수 있다”며 “매년 백신 접종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화이자 백신 임상시험 [AP=연합뉴스 자료사진]
화이자 백신 임상시험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배 균열 심해 반으로 쪼개질 수도.. 산호초·희귀생물 등 피해 드러나

인도양 섬나라 모리셔스 해안에서 일본 대형 화물선이 좌초돼 수천t의 연료용 기름이 청정 바다로 흘러들어 가고 있다. 프라빈드 주그노트 모리셔스 총리는 “(배에 남은 기름이 전부 유출되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고려 중”이라고 했다.

인도양 섬나라 모리셔스 남동쪽 해안에 10일 일본 화물선 MV 와카시오호가 좌초돼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인도양 섬나라 모리셔스 남동쪽 해안에 10일 일본 화물선 MV 와카시오호가 좌초돼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제주도보다 약간 큰 모리셔스(2040㎢)는 깨끗한 바닷물과 아름다운 경관으로 ‘신들의 놀이터’라 불린다. 국내에서도 신혼여행지로 인기가 높다.

모리셔스의 비극은 지난달 25일 시작됐다. 일본 3대 해운회사인 쇼센미쓰이(商船三井)의 화물선 ‘MV 와카시오’가 중국에서 브라질로 가는 도중 모리셔스 남동쪽 산호초 바다에 좌초됐다. 좌초 직후엔 기름 유출이 없었지만, 6일부터 선미의 손상된 연료탱크에서 기름이 흘러나왔다. 현재까지 유출된 기름의 양만 1000t에 달하고, 아직도 2300t 이상의 기름이 시한폭탄처럼 선체에 남아 있다.

사태는 심각해지고 있다. 주그노트 총리는 10일(현지 시각) “배의 균열이 심각해 선체가 두 동강 날 위험이 있다”고 했다. 배가 반으로 쪼개지면 남아 있는 기름은 모두 바다로 새어 나가게 된다.

유출된 기름은 이미 산호초와 희귀생물이 가득한 모리셔스에 돌이킬 수 없는 치명상을 입혔다. 모리셔스 야생동물재단은 “죽은 물고기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게와 물새가 기름으로 뒤덮여 있다”고 했다. 멸종위기종이 모여 사는 블루베이 해양 보호 구역이 사고 선박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어 추가 기름 유출 시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수천 종의 생물이 사라질 위험에 처한 것은 확실하다”고 했다.

다급해진 모리셔스는 각국에 지원을 요청했다. 한때 식민 모국이었던 프랑스는 해군 함정과 군용기, 기술 자문단을 급파했다. 일본은 6명의 국제긴급원조대를 파견했다. 해안가에서는 각국의 환경단체 봉사자들과 주민 수천명이 온몸에 기름이 범벅인 채로 사태 수습에 나서고 있다.

인플루언서-광고주 ‘표기 의무화’

《방송계 블루칩으로 떠올랐던 ‘슈스스’(슈퍼스타의 스타일리스트) 한혜연도, 구독자가 수백만 명이었던 유튜버 ‘양팡’과 ‘도티’가 속한 멀티채널네트워크(MCN) 기업 ‘샌드박스’도 고개를 숙였다. 다름 아닌 ‘뒷광고’ 논란 때문이다. 광고 또는 협찬 사실을 숨겼거나 제대로 표기하지 않았던 유튜버에 대해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비판이 터져 나오자 이들이 ‘죄송하다’며 사과 영상을 올리고 있는 것.》

구독자가 480만 명인 먹방 유튜버 ‘복희’는 한 피자 업체에서 광고 협찬을 받은 리뷰 영상을 올리며 ‘더보기’난에만 협찬임을 표기했다 논란이 일자 뒤늦게 동영상에 ‘유료 광고 포함’ 배너를 넣었다(위 사진). 광고임을 숨겼던 스타일리스트 한혜연(왼쪽 아래 사진), 광고 및 협찬 여부를 제대로 표기하지 않은 먹방 유튜버 ‘나름’은 사과 영상을 올렸다. 유튜브 화면 캡처
구독자가 480만 명인 먹방 유튜버 ‘복희’는 한 피자 업체에서 광고 협찬을 받은 리뷰 영상을 올리며 ‘더보기’난에만 협찬임을 표기했다 논란이 일자 뒤늦게 동영상에 ‘유료 광고 포함’ 배너를 넣었다(위 사진). 광고임을 숨겼던 스타일리스트 한혜연(왼쪽 아래 사진), 광고 및 협찬 여부를 제대로 표기하지 않은 먹방 유튜버 ‘나름’은 사과 영상을 올렸다. 유튜브 화면 캡처

한혜연이 자신의 유튜브 ‘슈스스TV’에 ‘내돈내산’(내 돈 주고 내가 산) 제품을 리뷰한다며 올린 영상이 사실 수천만 원의 광고비를 받고 진행한 간접광고(PPL)임이 알려진 게 촉발제였다. 광고 또는 협찬이 아닌 것처럼 ‘뒷광고’를 한 ‘양팡’, ‘더보기’를 눌러야 광고 및 협찬임을 알 수 있도록 ‘꼼수 표기’를 한 유명 유튜버 ‘복희’ ‘떵개떵’ ‘햄찌’도 비판의 중심에 섰다. 250만 구독자를 보유했던 ‘양팡’은 한 스포츠 브랜드 매장에서 직원이 즉흥적으로 수백만 원어치의 제품을 협찬해 준 것처럼 연출한 뒤 리뷰 영상을 올렸지만 뒷광고임이 드러났다.

인플루언서들의 뒷광고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온라인 마케팅이 각광받기 시작한 때부터 공정거래위원회의 단속 대상이었다. 2015년에는 광고임을 드러내지 않고 블로그에 제품을 홍보한 국내외 20개 사업자에게 시정조치를 내렸다. 지난해 인스타그램에 광고 사실을 밝히지 않은 화장품, 소형가전 기업 등 7개 사업자에 대해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를 결정하기도 했다.

문제는 새로운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같은 문제가 반복된다는 점이다. 블로그 등 텍스트 중심의 플랫폼에 대해서는 광고 및 협찬 표시 기준이 마련돼 있었지만 사진, 동영상 중심의 플랫폼이 새로 등장하면서 매체별 특성에 맞는 경제적 이해관계를 표시하는 방안은 없었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10월 실시한 ‘SNS상 부당 광고 관련 실태 조사’에 따르면 국내 상위 인플루언서 계정(인스타그램, 유튜브, 카카오스토리) 60개의 광고 게시글 582건 중 경제적 대가를 밝힌 게시글은 30%(174건)에 불과했다.

명확한 규정이 없었기에 광고주와 인플루언서들은 법을 지키는 선에서 광고인 것이 티 나지 않도록 제작하는 게 관행이었다. 광고주 입장에서는 광고임이 드러났을 때 시청자의 콘텐츠 이탈률이 높아 광고가 아닌 것처럼 자연스럽게 제품을 알리는 방식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국내 광고대행사 종사자 A 씨는 “페스티벌 광고를 진행한 적이 있는데 광고주가 ‘길거리를 걷다가 우연히 포스터를 발견해 페스티벌에 간 것처럼 연출해 달라’고 요청한 경우도 있었다. ‘먹방’의 경우 광고인 게 티가 나지 않게 주문하는 과정도 들어가게 해 달라고 하는 광고주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광고대행사에 다니는 B 씨는 “인플루언서를 통한 SNS 광고의 최대 강점은 광고인 듯 아닌 듯 티가 안 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었다. 광고주가 이를 최대한 활용한 면도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광고의 매체별 예시를 규정한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지침’ 개정안을 마련하고 9월 시행할 예정이다. 개정안은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 매체별로 따라야 하는 지침을 구체화했다. 블로그 등 텍스트 위주의 매체는 첫 부분 또는 끝부분에 본문과 구분되게 광고임을 표시하고, 유튜브는 제목 또는 동영상 내 배너를 통해 유료 광고를 표시하는 식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9월부터는 소비자가 한눈에 광고임을 알기 어렵게 표기한 경우는 심사지침에 저촉될 수 있다. 유튜브의 경우 동영상 내 배너를 통해 금전적 대가를 받았다는 표기를 확실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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