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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의료요원, 백신 맞은 뒤 과민증..병원에 입원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이 담긴 주사기.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이 담긴 주사기.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제약사 화이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은 뒤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 사례가 영국에 이어 미국에서도 나왔다.파워사다리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알래스카주(州)의 의료 종사자가 15일(현지시간) 화이자 백신을 맞은 뒤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여 병원에 입원했다고 3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16일 보도했다.

이 의료 종사자의 알레르기 반응은 역시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 영국의 의료 종사자 2명이 보인 것과 유사한 과민증 반응인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이 사람은 16일 오전까지도 여전히 상태를 관찰하며 병원에 입원해 있는 상태다.

이 사람은 다른 약물에 대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 이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사람이 음식 등 다른 유형의 알레르기를 앓은 적이 있는지는 뚜렷하지 않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화이자의 백신은 미국에서 4만여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임상 시험을 거쳤으나 이 과정에서는 심각한 부작용이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일부 시험 참가자는 통증이나 발열 등의 부작용을 겪기는 했다.

보건 당국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더 많은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13일 화이자의 백신을 16세 이상 미국인에게 접종해도 좋다고 승인하면서 심각한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도 안전하게 백신을 맞을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CDC는 이 경우 백신을 접종한 뒤 30분간 잘 관찰하라고 의료진에게 권고했다.

NYT는 “연말까지 미국인 수백만명이 백신을 접종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 사고는 연방정부 관리들이 (백신의) 심각한 부작용의 징후에 더 신경 쓰게 할 것 같다”고 분석했다.

sisyphe@yna.co.kr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현장] 스마트슈퍼 전환 1호점 가보니
낮엔 동네슈퍼, 0~9시엔 ‘무인점포’로
2곳 모두 이전대비 매출 18~25% 늘어나
“주말 쉬면서 영업..장시간 노동 탈출구”
4만여 동네슈퍼 편의점과 경쟁 ‘대안’ 주목

15일 새벽 행인들이 국내 스마트슈퍼 1호로 무인운영중인 동작구 사당동 형제슈퍼 앞을 지나고 있다.
15일 새벽 행인들이 국내 스마트슈퍼 1호로 무인운영중인 동작구 사당동 형제슈퍼 앞을 지나고 있다.

“아내랑 둘이 운영할 때는 밤 12시에 문을 닫았는데, 지금은 같은 시간에 퇴근하면서 다음날 아침 9시까지 무인점포로 전환시켜놓고 가요. 밤새 평균 20명 안팎의 손님이 다녀갑니다. 아침 출근 때마다 전에 없던 매출을 보너스로 받는 느낌이죠.”파워볼실시간

지난 14일 밤 찾은 서울 동작구 사당동 ‘형제슈퍼’. 주택가에 자리잡은 이 동네슈퍼는 지난 10월15일 국내 첫 ‘스마트슈퍼’로 문을 연 곳이다. 그간의 운영성과를 설명하는 대표자 최제형(60)씨의 눈가엔 흐뭇한 미소가 가득했다. 스마트슈퍼 전환 이후 형제슈퍼의 매출은 심야매출 덕분에 하루 평균 25.4% 늘었다.

9년 전부터 현재 자리에서 18평 규모의 슈퍼를 운영해오던 최씨 부부는 지난 8월 중소벤처기업부의 스마트슈퍼 지원사업에 공모해, 리모델링을 거친 뒤 1호 스마트슈퍼를 운영 중이다. 스마트슈퍼란 무인점포 운영에 필요한 보안·결제 시설 등을 갖추고 낮시간대는 사람이 근무하고 심야시간대는 무인으로 운영하는 ‘혼합형 24시간 무인점포’다. 자정 이후엔 신용카드를 대야 출입문이 열리고, 물건을 고른 뒤 손수계산대에서 바코드를 비춰 신용카드나 제로페이 등 간편결제 수단으로 결제한다. 무인점포로 전환하면 주류와 담배 진열장은 자동으로 차단돼 미성년자의 이용을 막는다. 나머지 상품은 제한없이 구매할 수 있다. 자정을 지나 점포 문이 잠긴 상황에서 직접 문을 열고 상품을 구매한 뒤 손수계산대에서 결제해봤더니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

스마트슈퍼 형제슈퍼를 운영하는 최제형씨가 0시 이후 신용카드를 통한 무인 출입시설을 설명하고 있다
스마트슈퍼 형제슈퍼를 운영하는 최제형씨가 0시 이후 신용카드를 통한 무인 출입시설을 설명하고 있다

최씨는 “지난 두달간 밤새 수백명 넘게 무인점포를 다녀갔지만 한 건도 불미스러운 일이 없었다. 출입 때 신용카드 인증을 해야 하고 카메라 등의 보안시설도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무인점포 전환은 최씨의 스마트폰에 깔린 앱을 통해 간단하게 조작할 수 있다. 이날 밤 최씨는 무인점포 전환 전 두부, 라면 등 식료품을 사는 고객에게 “손님이 셀프계산대에서 직접 결제해보세요”라고 권하며 고객들이 무인점포와 자율계산에 익숙해지도록 안내를 하기도 했다. 최씨는 “전에는 40대 이상 고객이 많았는데 스마트슈퍼 이후엔 20~30대 손님들이 많아졌다”며 고객층도 확대됐다고 말했다. 스마트슈퍼는 전국 4만여개 동네슈퍼에 새로운 돌파구가 되리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첨단 시설과 플랫폼을 갖춘 대기업의 24시간 편의점에 밀려나며 장시간 노동과 운영난을 겪고 있는 현실에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어서다.

지난 10월15일 심야시간대 무인운영을 하는 스마트슈퍼로 전환한 형제슈퍼 내부.
지난 10월15일 심야시간대 무인운영을 하는 스마트슈퍼로 전환한 형제슈퍼 내부.

스마트슈퍼가 심야시간대에만 쓸모 있는 건 아니다. 지난달 문을 연 스마트슈퍼 2호는 이창엽(33)씨가 혼자 운영해온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의 나들가게다. 한순간도 가게를 비울 수 없어 식사와 화장실 가기도 불편하던 이씨의 일상은 이제 달라졌다. 이씨는 “스마트슈퍼 전환 뒤 쉬면서 주말 영업을 할 수 있어 무엇보다 편하다”고 말했다. 중기부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위축된 상황이지만 나들가게의 매출도 스마트슈퍼 전환 이후 18.6% 증가했다.파워볼게임

중기부는 올해말까지 안양, 울산, 춘천 등 전국 세 곳의 시범점포 추가 개설을 지원한 뒤 내년부터 스마트슈퍼 본격 확산에 나설 계획이다. 해마다 800곳을 추가해, 2025년까지 4000개의 스마트슈퍼 전환을 이룬다는 게 중기부의 목표다. 중기부는 선정 점포당 스마트슈퍼 전환비용 80% 범위 안에서 1000만원 한도로 지원하고 운영법 교육과 경영컨설팅 등을 제공한다.

지난 14일 밤 12시 형제슈퍼 대표 최제형씨가 슈퍼를 무인으로 전환하기 위해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주류판매대 차단막을 내리고 있다.
지난 14일 밤 12시 형제슈퍼 대표 최제형씨가 슈퍼를 무인으로 전환하기 위해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주류판매대 차단막을 내리고 있다.

이외에도 중기부는 동네슈퍼가 적용할 수 있는 비대면·디지털화 기술과 아이디어를 연말까지 공모하고 있다. 배석희 중기부 소상공인경영지원과장은 “공모를 통해 신뢰할 수 있는 기술과 장비기업이 선정돼 시장이 형성되면 동네슈퍼의 디지털화 전환이 쉬워진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가게 주인 입장에선 바라는 점도 적지 않다. 스마트슈퍼 1·2호를 운영하는 최씨와 이씨는 한결같이 “심야에도 술과 담배를 팔 수 있도록 비싸지 않은 성인 인증 기술 보급과 재고관리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와 관련해 배 과장은 “내년에 800개 점포로 확대할 계획이지만, 편의점에 비하면 적은 숫자라 재고관리시스템은 효율성을 보장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내년에 늘어날 스마트슈퍼 점주들의 의견을 수렴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구본권 선임기자 starry9@hani.co.krⓒ 한겨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연합뉴스) 지난달 사무실로 배달된 족발을 먹던 직장인들은 반찬으로 온 부추무침에서 이물질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습니다.

바로 쥐가 살아있는 채로 나왔기 때문인데요.

한 매체의 보도로 세간에 알려진 이 사건은 소비자에게 큰 충격을 줬습니다.

전국적으로 가맹점이 있는 유명 프랜차이즈 족발집이기에 파장은 더 컸죠.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사 결과 쥐가 유입된 경로는 바로 ‘반찬통’.

음식점 폐쇄회로(CC)TV에서 어린 쥐가 천장 환풍기 배관으로 이동하던 중 배달 20분 전 부추무침이 담긴 통으로 떨어진 장면이 확인된 건데요.

식약처는 음식점 대표를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수사하는 한편 별도로 시설 개선·보수 명령을 내렸습니다.

쥐의 분변 등 흔적이 발견됐는데도 비위생적 환경에서 영업을 계속한 사실이 적발됐기 때문입니다.

해당 프랜차이즈 본사 측도 결국 사과문을 발표하고 고개를 숙였는데요.

누리꾼들은 ‘피해자는 평생 트라우마로 남을 것’, ‘다시는 이 업체를 이용하지 않겠다’라며 경악했습니다.

이 음식점이 배달 전문 업체는 아니지만 배달된 음식에서 사고가 난 만큼 일부의 비위생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는데요.

코로나19 사태로 배달 음식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배달 플랫폼에 등록된 업체도 급증하면서 관련 법을 어기는 사례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식약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전국 배달음식점의 식품위생법 위반 적발건수는 이미 전년도의 7배를 넘어섰는데요.

전체 2천388건 중 ‘위생적 취급기준 위반’이 253건(11%)을 차지했습니다.

특히 별도 매장 없이 배달만 전문적으로 하는 업체는 단속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야식을 주로 다루고 영업시간이 심야인 경우가 많아 관리·감독이 쉽지 않고, 손님이 직접 주방 등을 볼 수 있는 일반 식당과는 달리 위생 상태를 확인할 방법이 마땅치 않기 때문입니다.

이민석 고려대 식품공학과 교수는 “배달음식점 점주들은 한식, 중식 등 여러 개를 갖고 있는 사례가 종종 있다”며 “때문에 영업정지 등 징계를 받아도 큰 타격이 없을 수 있다”고 짚었는데요.

솜방망이 처벌도 문제입니다.

현행 식품위생법에 따르면 음식에서 쥐가 나오든 파리가 나오든 모두 ‘이물’로 취급해 똑같이 처벌하는데요.

1차 적발 시 시정명령, 2차와 3차에선 각각 영업정지 7일, 15일 처분을 받게 됩니다.

‘족발 쥐’ 사건에서도 관할 구청은 시정명령과 과태료 50만 원을 부과하는데 그쳤는데요.

식약처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음식에서 동물 사체나 칼날이 발견되면 1차 적발부터 영업정지 5일 처분을 내리는 등 행정처분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쥐와 같은 혐오성· 위해성 이물질이 신고되면 식약처에서 직접 원인 조사에 나설 예정입니다.

이 사건 역시 식품위생법에 따르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는데요.

실제 형사처벌은 벌금 100만 원 수준의 약식기소가 대부분입니다.

하상도 중앙대 식품공학과 교수는 “식품위생법은 법 중에서도 가장 처벌이 강한 법이지만 사안에 따라 다르다”며 “관리 소홀로 쥐가 그 음식에 들어갔다고 해서 생명에 지장이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위해를 주려 했다고 보지 않아 처벌이 (상대적으로) 가볍다”고 설명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프랜차이즈 업체의 경우 본사도 법적 책임을 지게 하고 배달 전문 업소는 조리시설 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등 고객들이 배달 음식을 믿고 먹을 수 있도록 보다 현실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인데요.

김태민 변호사는 “현재 가맹점이 위생관리 의무를 위반해도 프랜차이즈 본부를 처벌하는 규정이 없다”며 “본부도 식품위생법 영업 종류에 포함해 체인점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함께 책임지도록 하면 본사도 좀 더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제안했습니다.

아무리 법과 제도가 엄격해도 결국 요식업 종사자들의 철저한 위생 의식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소용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임은경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사무총장은 “업주 스스로 청결을 신경 써야지 적발만 한다고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다”라며 “이런 일이 자꾸 반복되면 본인뿐 아니라 동종 업계에도 피해가 생기는 만큼 위생 교육을 시큰둥하게 듣는 태도부터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지선 기자 홍요은 박서준 인턴기자

sunny10@yna.co.kr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백신 후진국’ 이유 추적해보니

영국ㆍ미국ㆍ캐나다 등 해외 선진국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국 대열에 속속 합류하는 가운데 한국은 백신 없는 겨울을 보내게 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기윤 의원이 입수한 보건복지부의 ‘해외국가별백신 확보 동향 내부 문건’에 따르면, 미국은 최대 24억회분, 캐나다는 최대 1억 9000만회분, 영국은 최대 3억 8000만회분, EU는최대 11억회분, 일본은 5억 3000만회분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2000만회분 계약이 완료된 상태다. 게다가 국내 백신 도입 시기는 일러야 내년 2~3월로 전망되면서 ‘백신 디바이드(격차)’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 방역 선진국으로 주목받아온 한국이 백신 도입 경쟁에선 어쩌다 이렇게 뒤쳐지게 됐는지 추적해봤다.


“미국처럼 리스크 안고 선구매했다간 정은경 감옥행”
방역당국에 따르면 우리 정부가 본격적인 백신 선구매 협상에 나선 것은 지난 7월이다. 그보다 이른 5월 검토에 나섰지만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창원파티마 소아과 교수)은 “5월에 백신에 관한 국내에서 태스크 포스(TF)를 만들어서 운영했다. 그런데 이 당시만 하더라도 환자의 발생이 많지 않아 소극적으로 대응한 측면이 있고 예산에서도 제외됐다”라고 설명했다.

아스트라제네카(7월)ㆍ노바벡스(8월)와 계약의향서(letter of intent)를 각각 작성했고, 모더나(8월)ㆍ화이자(9월)ㆍ얀센(10월)등과 차례로 협의를 시작했다. 미국ㆍ캐나다 등이 인구 수를 뛰어넘는 백신 물량을 쓸어담는 상황이었지만, 우리 정부는 선구매에 주저했다. 결국 다른 나라 백신 접종이 시작된 현재 한국이 구매 계약서 체결에 성공한 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1000만회분) 하나 뿐이다. 정부는 화이자ㆍ얀센과 이달 중, 모더나와는 1월을 목표로 계약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2~3월 도입 예정이지만 나머지 백신은 언제 공급될지 기약이 없다.

백신 도입 논의에 관여한 한 관계자는 한국이 뒤쳐진 이유에 대해 사후 책임을 두려워한 정부 관료들의 보신주의 탓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격과 임상 성공 여부 등 여러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에 정부가 차근차근 (협상을 진행)한 것 같다”면서도 “우리는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따져온 것이다. 미국은 리스크를 짊어지고 모더나에 1조2000억원의 연구개발(R&D) 자금을 주고 3억 도즈를 선구매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우리가 그렇게 했으면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감옥 가야 하지 않았겠느냐. 그럴 만큼 돈이 있는 나라도 아니고 미국·영국처럼 하기 쉽지 않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백신을 선구매했다가 잘못됐을 경우 협상을 이끈 누군가 책임을 져야하는 상황이다보니 정부가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못했다는 것이다.

지난달 2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정말 행정적인 입장에서 볼 때는 백신을 과도하게 비축했을 때 그것을 몇 개월 이내에 폐기해야 되는 문제가 생기는데 그에 따르는 사후적인 책임 문제도 사실은 있다”며 책임 문제를 직접 언급했다. 그는 “세계 어느나라든 백신을 거부하는 연령층이 있고 대부분 젊은층이 그렇다”며 “코로나19 백신의 경우도 5000만명분을 다 확보하더라도 실질적으로 맞지 않는 분들이 분명히 많이 있을 것”이라는 궁색한 설명을 덧붙였다.


“화이자ㆍ모더나가 빨리 계약맺자고 하는 상황”이라던 박능후
백신 선구매 계약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백신 성공여부ㆍ안전성 등을 감안하면 정부가 고려해야할 요소가 너무 많다. 전문가들은 그럼에도 정부가 실기(失期)했다고 지적한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백신이 유일한 게임체인저(판도를 뒤집어놓는 요소)이다”라며 “하루라도 빨리 맞춰 집단 면역을 형성하고 코로나를 종식시켜야 모든 것이 정상화된다”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지난 3~4월부터 미국ㆍ영국 등 많은 나라가 선구매 방식으로 백신 전쟁을 벌인 이유도 그때문이다. 여러 군데 다 걸쳐서 확보는 공격적으로, 대신 접종은 신중하게 했어야 했는데 정책 실패”라고 지적했다. 그는 “안전성에 문제가 있으니 천천히 확보해도 되는 것 아니냐 순진하게 생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능후 장관 발언의 변화를 따져보자. 지난달 17일 박 장관은 국회 복지위 전체회의에서 “코로나19 백신 확보에 서둘러달라”는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의 주문에 “개별기업 접촉을 통해서 여러 가지 물량과 가격을 협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화이자와 모더나의 백신에 대해서 “두 회사에서도 일반 예상과는 달리 우리와 빨리 계약을 맺자고 오히려 그쪽에서 재촉을 하고 있는 그런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백신 확보에서 그렇게 불리하지 않은 여건에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겠다”라고 자신했다.

그의 이런 자신감 넘치는 발언은 이달 8일 정부의 백신 공급 계획 공개 때 확 바뀌었다. 박 장관은 “코로나19 백신이 세계적으로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 불공정 계약을 거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백신 제조사들이 부작용 면책 요구를 해도 이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었다.

우리 정부가 백신 구매 경쟁에서 뒤쳐지면서 국민은 백신 없는 겨울을 맞이하게 됐다. ‘안전성’을 최우선에 놓고 백신을 들여오겠다던 정부의 말과 달리, 결과적으로 백신 효과가 가장 떨어지고(평균 70%), 해외 사용 승인을 받지 못해 불완전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만 손에 쥐게 됐다.

강기윤 의원은 “정부가 K방역은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우리나라 백신 확보는 정작 해외국가 백신 확보 모니터링만 하다가 늑장 대처하고 있다”며 “방역은 선제적으로 하고 백신확보는 공격적으로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스더ㆍ황수연 기자 etoile@joongang.co.krCopyrightⓒ중앙일보 All Rights Reserved.

수십년 동안 수풀과 쓰레기로 가려진
거대 암석에 새겨진 9m 높이 대형 석각
중국 충칭 난안구 아파트 단지서 발견돼
머리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진 모습으로
두상 부분엔 9층 아파트가 지어진 상태
불상이냐 놓고 치열한 논쟁 진행중

중국 충칭의 한 주택 단지에서 아파트를 떠받치고 있는 머리 없는 대형 석각이 발견돼 커다란 화제가 되고 있다. 불상이냐 아니냐는 논쟁도 뜨겁다. [중국 남방도시보망 캡처]
중국 충칭의 한 주택 단지에서 아파트를 떠받치고 있는 머리 없는 대형 석각이 발견돼 커다란 화제가 되고 있다. 불상이냐 아니냐는 논쟁도 뜨겁다. [중국 남방도시보망 캡처]

중국 충칭(重慶)의 한 아파트를 받치고 있는 거대 암석이 불상으로 보이는 대형 석각으로 드러나 중국 사회를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 화제의 석각이 위치한 곳은 충칭 난안(南岸)구의 난핑(南坪) 거리다.

중국 신경보(新京報)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중화권 언론의 16일 보도에 따르면 수십 년 동안 아파트 건물과 수풀, 쓰레기 등으로 가려져 있던 대형 석각은 최근 노후 아파트를 대상으로 환경 정비를 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중국 충칭의 난안구에서 발견된 대형 석각은 높이 9m 정도로 머리 부분으로 9층 아파트 건물을 이고 있다. [중국 텅쉰망 캡처]
중국 충칭의 난안구에서 발견된 대형 석각은 높이 9m 정도로 머리 부분으로 9층 아파트 건물을 이고 있다. [중국 텅쉰망 캡처]

이 석각은 약 9m 크기로, 머리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는데 머리 부분엔 9층 아파트가 지어져 있다. 단정하게 앉아 있는 모습으로 두 손을 배에 모으고 있으며 옷의 아랫단이 비교적 넓은 편이다.

중국 네티즌 사이에선 현재 이 석각의 정체와 관련해 논쟁이 뜨겁다. 일각에선 미륵불상으로 남송(南宋) 시대의 유물이라고 말한다. 또 1910년대부터 40년대까지 이곳에 절이 있었다는 점을 들어 석각 불상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20세기 초반 거대 암석에 새겨진 것으로 추정되는 석각 위로는 아파트가 들어서고 아래는 수풀과 쓰레기 등으로 덮여 주민들은 수십 년 동안 석각의 존재를 몰랐다. [중국 남방도시보망 캡처]
20세기 초반 거대 암석에 새겨진 것으로 추정되는 석각 위로는 아파트가 들어서고 아래는 수풀과 쓰레기 등으로 덮여 주민들은 수십 년 동안 석각의 존재를 몰랐다. [중국 남방도시보망 캡처]

절은 1987년 철거됐고 그 자리에 두 동의 9층짜리 아파트가 들어섰다는 것이다. 이곳에서 오래 살았다는 한 주민은 옛날엔 많은 사람이 이곳에 찾아와 향을 사르곤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경보는 난안구 문물관리소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석각은 청(淸)이 무너지고 난 뒤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이 들어서기 전까지의 민국 시기에 만들어졌고 석각의 특징으로 볼 때 불상은 아니라고 말한다.

중국 충칭의 아파트 단지에서 발견된 대형 석각은 머리가 훼손됐으나 두 손과 배, 옷깃 등의 모습은 생생하게 남아있다. [중국 남방도시보망 캡처]
중국 충칭의 아파트 단지에서 발견된 대형 석각은 머리가 훼손됐으나 두 손과 배, 옷깃 등의 모습은 생생하게 남아있다. [중국 남방도시보망 캡처]

최근 난안구 문물관리소가 문물 전문가를 초청해 고증한 바에 따르면, 석각은 지난 2007년부터 2011년까지 5년 동안 중국에서 실시된 제3차 전국 문물조사 과정에서 민국 시기에 만들어진 석각이라는 판정을 받았다는 것이다.

또 불상은 아닌 민간 신앙과 관련한 석각으로 머리는 1950년대에 훼손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이 석각의 문물 가치에 대해선 전문가팀을 구성해 보다 정밀한 조사를 해야 비로소 밝혀질 전망이라고 신경보는 전했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Copyrightⓒ중앙일보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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